잔디광장이 도서관으로

가을 광장에 펼쳐진 책의 정원
2026년 10월 3일, 순천의 오천그린광장 분수대 일원에서 2026 어울림 야외도서관 책을 그린 Green 정원 행사가 열렸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독서와 음악, 체험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야외 문화 행사였다.
평소 시민들의 산책 공간으로 이용되는 오천그린광장은 이날 야외도서관과 축제 공간으로 모습을 바꿨다. 잔디밭 곳곳에는 파라솔과 색색의 북크닉 매트가 펼쳐졌고, 방문객들은 각자 편안한 자리를 골라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이 풀밭에서 뛰어노는 동안 가족들은 그늘 아래 앉아 여유를 즐겼다.
실내 열람실을 벗어난 책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광장에서 시민들의 일상에 한층 가까이 다가갔다.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전통적인 도서관의 모습에서 범위를 넓혀,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며 독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취향에 따라 고르는 야외 서가
행사장 한편에는 남녀노소가 관심사에 맞춰 책을 고를 수 있는 책을 그린 정원 서가가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진열된 책을 직접 살펴보고 잔디광장으로 가져가 읽으며 가을 독서의 분위기를 누렸다.
- 애니메이션과 웹툰 코너에는 대중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관련 도서가 놓였다.
- 우주항공 코너에서는 칼 세이건의 책을 비롯해 하늘과 우주를 주제로 한 도서를 만날 수 있었다.
- 정원과 곤충 코너는 행사장의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책들로 구성됐다.
- 올해의 화제작과 가을 추천 도서 코너에는 계절에 맞춰 읽을 만한 책들이 소개됐다.
- 여행과 문학 코너에는 하루키의 여행법, 아직 도쿄를 비롯해 민음사 문학방과 웹툰·원작 연계 도서가 배치됐다.
책을 고르는 활동에 놀이 요소도 더해졌다. 노란색 표지의 책을 찾거나 광장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잎 세 가지를 찾아보는 빙고 미션이 운영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어린이들은 책장과 잔디밭을 오가며 과제를 수행했고, 독서와 자연 관찰을 함께 경험했다.
마술과 선율이 흐른 도서관
광장 무대와 잔디밭에서는 독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책을 읽던 방문객들이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로 시선을 돌리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다시 각자의 독서와 휴식으로 돌아가는 풍경이 펼쳐졌다.
유대진의 마술쇼에서는 손기술과 관객 참여가 어우러졌다. 공연자의 동작을 지켜보던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이어졌고, 관객이 함께하는 장면은 현장의 집중도를 높였다.
그라제의 버블쇼에서는 햇빛을 받은 커다란 비눗방울이 광장 위로 떠올랐다. 반짝이는 비눗방울을 따라 아이들의 눈길과 발걸음이 움직이며 잔디광장에 활기를 더했다.
앙상블 보니는 영화와 드라마의 OST를 현악 연주로 들려줬다. 익숙한 선율이 가을바람을 타고 퍼지는 동안 방문객들은 돗자리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장을 넘겼다. 독서 공간에 공연을 결합한 구성은 책과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손으로 만들고 몸으로 즐긴 체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일부 프로그램은 선착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어린이와 가족 방문객들이 손으로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 나만의 책 겉표지 만들기는 참가자가 상상한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 자신만의 책 표지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이었다.
- 캘리그라피와 스티커 책갈피 만들기에서는 글귀와 장식을 활용해 독서할 때 사용할 책갈피를 제작했다.
- 비즈공예 팔찌와 반지 만들기는 작은 재료를 이어 개인 취향을 담은 장신구를 만드는 체험으로 진행됐다.
- 천연염색 손수건 꽃물들이기에서는 자연의 색감을 손수건에 물들이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북크닉 용품 대여 서비스도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피크닉 매트와 보드게임을 이용해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책 읽기와 놀이를 함께 즐겼다. 야외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색칠 활동과 놀이에 참여했고, 플리마켓에는 여러 구경거리가 더해졌다.
자연과 문화가 만난 시민 공간
이번 행사는 도서관의 책을 야외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 공연, 공예, 놀이와 휴식을 한 공간 안에 연결했다. 오천그린광장의 넓은 잔디와 분수대 주변 공간은 방문객들이 일정한 관람 동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어린이는 놀이와 미션을 통해 책에 접근했고, 성인은 독서와 공연을 함께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누렸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광장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행사에 참여하면서 야외도서관의 열린 성격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2026 어울림 야외도서관 책을 그린 Green 정원은 자연과 책, 문화예술, 시민이 어우러지는 생활 밀착형 독서문화의 모습을 보여줬다. 공공 광장을 시민의 독서와 문화 향유 공간으로 활용한 이번 행사는 오천그린광장이 지닌 개방성과 녹지 환경을 살린 자리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