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변 물든 정원마을

가을빛이 깊어진 2026년 10월 31일 토요일, 순천 저전동 옥천변에서 제1회 저전동 정원마을 축제가 열렸다. 주민들이 가꾼 정원과 체험 프로그램, 음악 공연, 나눔 장터가 수변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면서 가을의 마지막 날을 따뜻하게 채웠다.
저전동행정복지센터가 주최하고 정원마을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정원과 환경, 문화와 나눔을 중심으로 저전동의 마을 자원을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누리는 자리였다. 공연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배우며 이웃과 어울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점이 축제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옥천변에서 시작된 축제
옥천변 산책로 입구에는 종합안내소와 행사 일정표가 마련됐다. 안내소에서는 축제 리플릿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산책로 곳곳에는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부스가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행사 구성을 확인한 뒤 옥천변을 걸으며 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축제는 정원산책, 정원음악회, 정원체험마당, 정원나눔장터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하나의 공간에 프로그램을 모으기보다 옥천변의 자연환경과 산책로를 활용해 걷는 과정 자체가 축제 관람으로 이어지도록 꾸려졌다.
- 정원산책에서는 반려식물 심기와 정원해설투어, 어린이 정원사 체험이 진행됐다.
- 정원음악회에서는 통기타와 버스킹, 마술 공연이 이어졌다.
- 정원체험마당에는 포토존과 체험 부스, 가을날의 안부 엽서 쓰기 공간이 마련됐다.
- 정원나눔장터에서는 재활용 체험과 무료나눔대, 주민나눔장터, 자원순환놀이터를 운영했다.
정원 감상과 문화 공연, 환경 체험, 주민 나눔을 한자리에서 연결했다는 점은 이번 축제가 내세운 핵심이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각자의 관심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었고,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을 공유했다.
손으로 만나는 정원체험
수변 산책로를 따라 체험 부스와 판매 공간이 자리했다. 그 가운데 어울림 작은공간은 목공예 작품을 선보였다. 수제로 만든 우드펜과 원목 도마, 스크롤 캘리그라피 등 여러 수공예품이 전시돼 나무의 질감과 손작업의 특징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완성된 작품마다 형태와 쓰임이 달랐고, 자연 소재를 생활용품과 장식 작품으로 다듬은 과정도 엿볼 수 있었다. 정원이라는 축제 주제와 나무 소재의 수공예품이 어우러지면서 산책로에는 차분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어린이를 위한 자원순환놀이터도 운영됐다. 페트병과 캔 등을 활용한 재활용 낚시터가 마련돼 어린이들이 놀이에 참여하면서 자원순환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버려질 수 있는 물건이 놀이 재료로 다시 사용되는 모습을 통해 재활용의 개념을 어렵지 않게 전달했다.
즐거운 체험을 환경 교육과 연결한 자원순환놀이터는 정원과 환경을 함께 다룬 축제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단순한 설명보다 직접 보고 움직이는 방식으로 구성돼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한 달 뒤 도착할 가을 안부
가을날의 안부 엽서 쓰기 코너에는 노란 우체통과 커다란 분홍색 리본 장식이 설치됐다. 선명한 색상의 장식물이 옥천변의 가을 풍경과 어우러지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 공간은 평소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 소중한 사람에게 엽서로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현장에서 작성된 엽서는 2026년 12월에 적힌 주소로 발송될 예정이라고 안내됐다.
축제 당일 적은 마음이 한 달여 뒤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방식은 빠르게 주고받는 일상적인 연락과는 다른 기다림의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엽서에 글을 적고 우체통에 넣으며 가을날의 기억과 안부를 함께 남겼다.
정원과 공연을 즐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 프로그램이었다. 나눔이라는 축제 주제가 물건을 주고받는 활동뿐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과정으로도 확장됐다.
옥천변에 흐른 정원음악회
옥천변 수변 특설무대에서는 정원음악회가 펼쳐졌다. 돌다리와 버드나무가 보이는 공간에 무대가 설치됐고, 은은한 조명 아래 통기타와 버스킹, 마술 공연이 차례로 이어졌다.
공연이 시작되자 주민들이 하나둘 무대 주변으로 모였다. 관람객들은 돌계단과 벤치에 앉아 음악과 마술을 지켜봤으며,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로 화답했다. 대규모 공연장과 달리 출연자와 관람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며 마을 축제 특유의 정겨운 장면을 만들었다.
가을 산책로와 수변 공간,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축제 현장에는 편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산책을 하던 방문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바라보거나, 먼저 자리를 잡은 주민들과 함께 무대를 즐기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정원과 나눔으로 이어진 공동체
제1회 저전동 정원마을 축제는 옥천변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정원과 문화, 체험과 나눔을 연결한 행사였다. 주민들의 손길로 가꾼 공간에서 주민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함께 누리며 저전동의 공동체 분위기를 드러냈다.
반려식물 심기와 정원해설투어는 정원을 가까이에서 이해하도록 했고, 어린이 정원사 체험은 어린 세대가 정원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목공예 전시와 여러 체험 부스는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더했으며, 자원순환놀이터와 재활용 체험은 환경 보호의 의미를 놀이와 연결했다.
무료나눔대와 주민나눔장터는 이웃 사이의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여기에 엽서 쓰기와 정원음악회가 더해지면서 축제는 체험, 환경, 문화, 관계라는 여러 요소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가까운 마을에서 계절을 즐기고, 이웃과 웃음을 나누며,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축제가 보여준 가치였다. 지방 행정과 주민 조직이 역할을 나누어 마련한 첫 축제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가을의 마지막 날 옥천변에 펼쳐진 정원과 음악, 체험과 나눔은 저전동의 생활 공간을 주민 공동의 문화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프로그램과 주민들의 참여는 제1회 저전동 정원마을 축제의 따뜻하고 소박한 풍경을 완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