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 만나는 느림의 여행

광양에서 즐기는 느림의 여행
여름이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기입니다.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지만, 아침과 저녁의 공기는 조용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 계절에는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많은 곳을 빠르게 둘러보는 것보다, 한 곳에서 오래 머무는 경험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광양의 시냇가와 항구를 따라 천천히 하루를 보내는 여행, 함께 걸어볼까요?
백운산 금천계곡
첫 발걸음은 다압면 금천리로 향합니다. 옥녀봉 아래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한때 선녀가 옷감을 짰던 곳에서 물이 흘러내립니다. 그 시냇물을 따라 내려가면 섬진강이 넓게 펼쳐집니다. 발을 물에 담그고 앉으면 한여름의 더위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백운산 성불계곡
산자락을 따라 봉강면으로 들어서면 성불계곡이 나타납니다. 평평하고 넓은 바위들이 바위틈 사이에 흩어져 있어 잠시 머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물소리를 뒤로하며 상류로 걸으면 숲 끝에 성불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망덕포구
이제 산을 뒤로하고 강을 따라갑니다. 섬진강의 500리 여정이 바다와 만나는 곳, 그 마지막 지점이 바로 망덕포구입니다. 이곳에는 오래된 정병욱 가옥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손글씨 원고가 해방 때까지 바닥 아래 항아리에 숨겨져 있던 곳입니다. 포구를 따라 걷다 보면 31개의 시비가 늘어선 윤동주 시문학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배알도 수변공원
포구에서 다리를 건너면 배알도 수변공원이 나옵니다. 500그루의 소나무 그늘 아래 하얀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해맞이교 끝 계단을 올라 해운정에 서면 광양에서 가장 먼저 해가 지는 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계곡에서 시작해 바다에서 끝나는 하루. 빠른 걸음으로는 지나쳤을 풍경들이 느린 걸음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여름이 완전히 가기 전에, 광양에서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