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불회사 비자림 둘레길 완전 개통

나주 불회사 비자림 둘레길 완전 개통
전라남도 나주시 덕룡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불회사 주변에 명품 숲길인 '비자림 둘레길'이 2025년 11월 4일 완전한 모습으로 개통되었습니다. 이 둘레길은 2024년에 1.5km 구간이 먼저 조성되었고, 올해 나머지 1.1km 구간이 완성되어 총 2.6km의 순환형 숲길로 완성되었습니다.
불회사 주차장을 출발점으로 하여 불회사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회사는 서기 366년 백제 근초고왕 21년에 인도승 마라난타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불회사의 진정한 보물은 사찰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울창한 비자나무숲입니다. 이 숲은 현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약 2만 3천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그중 수령이 300~400년에 달하고 높이가 14m를 넘는 거목만 해도 3천여 그루에 달합니다.
비자림 둘레길과 덕룡산, 불회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리는 사거리에서는 덕룡산 정상까지 2km, 불회사까지 150m 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둘레길은 계속 직진하는 코스입니다. 둘레길에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인 원진국사 부도가 위치해 있습니다. 원진국사(1171~1221)는 수선사 2세 교사로 불교 개혁과 선 사상 확산에 큰 역할을 했으며, 불회사를 삼창한 스님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자림 둘레길은 불회사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로, 불회사 뒤편 동백 숲 사이로 불회사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순환 코스이기 때문에 불회사를 보려면 다시 올라와야 하지만, 중간 갈림길에서 불회사로 하산해 대웅전 등 문화유산을 관람한 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비자나무숲을 아래에서 관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자나무는 예로부터 구충제나 약재로 사용되었으며, 사시사철 푸른 잎은 수분을 많이 머금어 산불이 났을 때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화림 역할도 해왔습니다. 선조들의 지혜가 숲 곳곳에 서려 있습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특유의 알싸하고 상쾌한 비자나무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바닥에는 푹신한 흙과 떨어진 비자 잎들이 깔려 있어 걸을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머리 위로는 400년 된 거목들이 하늘을 가려 터널을 만들어 주어 도심의 잿빛 풍경과 대비되는 맑고 청량한 '초록색 샤워'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데크 산책로로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비자림 둘레길 완주를 목표로 한다면 계속해서 둘레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바닥에 떨어진 타원형 비자 열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옛말에 "비자나무숲에 가면 콧물도 멈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자나무는 건강에 이로운 나무입니다. 과거에는 비자 열매가 아이들의 배앓이나 기생충 구충제로 널리 쓰였고, 비자 오일은 혈관 건강과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숲이 뿜어내는 테르펜 성분과 피톤치드는 중추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 심신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자림 둘레길을 완주한 후 오른쪽 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면 불회사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 코스는 불회사의 국가문화유산과 지방문화유산, 국가민속문화유산인 불회사 석장승까지 모두 볼 수 있어 운동을 즐기는 분들에게 추천됩니다.
나주 덕룡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의 시간을 품은 불회사와 그 뒤를 든든히 지키는 비자나무숲. 새롭게 열린 2.6km 둘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초의 선사가 느꼈을 차의 향기와 400년 된 나무들이 전하는 위로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주말, 나주 불회사 비자림 둘레길에서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불회사 비자림 둘레길 위치 정보
전라남도 나주시 다도면 다도로 1224-142 나주불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