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차오른 남도 바다맛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은 바다 먹거리의 맛이 한층 깊어지는 시기다. 전남과 광주권에서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제철 수산물도 살이 오르고 풍미가 살아난다. 고흥 삼치부터 목포 먹갈치, 무안 낙지, 벌교 꼬막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물이 가을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다.
고흥 나로도항 삼치
고흥 나로도항에서 만날 수 있는 삼치는 해양수산부가 11월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한 생선이다. 살이 연하고 비린 맛이 비교적 덜해 구이와 조림은 물론 회로도 즐길 수 있다.
가을 삼치회는 몇 년 전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제철을 맞아 기름이 오른 삼치를 두툼하게 썰어내면 부드러운 살과 풍부한 맛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간장에 찍은 삼치회를 김에 싸서 먹는 방식도 잘 어울린다.
고흥에서는 신선한 삼치를 회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인 삼치회는 윤기가 돌고 살집이 두툼해 제철 생선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익혀 먹을 때는 고소한 구이로, 양념과 함께 조리할 때는 감칠맛이 어우러지는 조림으로 즐길 수 있어 활용 폭도 넓다.
은빛 껍질이 벗겨진 목포 먹갈치
목포 먹갈치는 은갈치와 별개의 생선이 아니다. 같은 갈치지만 그물에 잡혀 올라오는 동안 갈치끼리 서로 부딪치면서 은빛 껍질이 벗겨지고 몸빛이 거뭇해진 것을 먹갈치라고 부른다.
겉의 은빛 껍질이 벗겨졌을 뿐 맛에는 차이가 없으며, 은갈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속 있게 구매할 수 있다. 목포 먹갈치는 씨알이 단단하고 감칠맛과 단맛이 뛰어나 고급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 잡히는 먹갈치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한 해 가운데 맛이 좋은 시기로 꼽힌다. 노릇하게 구워내면 단단한 살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양념을 더해 찜으로 조리하면 부드러운 속살과 진한 양념이 어우러진다. 구이와 찜 모두 밥과 잘 어울리는 제철 반찬이다.
가을에 살이 차오르는 무안 낙지
무안 갯벌에서 자란 낙지는 발이 길고 살이 부드러운 특징으로 전국적인 이름을 얻었다. 가을에는 어획량이 늘고 살도 차오르면서 제철을 맞는다.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해 원기 회복에 좋은 먹거리로도 소개된다.
무안을 찾는다면 낙지골목으로 불리는 무안읍 뻘낙지 거리에서 여러 낙지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식당과 시장이 함께 자리해 조리된 음식을 맛보거나 신선한 낙지를 구매할 수 있다. 거리에서는 낙지를 손질하고 요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식당마다 서로 다른 낙지 메뉴가 이어져 지역 특유의 활기를 더한다.
- 산낙지: 신선한 낙지 자체의 맛과 부드러운 살을 즐기는 방식이다.
- 연포탕: 끓이는 동안 낙지의 발이 연꽃처럼 펼쳐지는 모습이 특징이다.
- 호롱구이: 낙지를 돌돌 말아 양념장을 바른 뒤 구워낸 요리다.
같은 낙지라도 산낙지와 국물 요리, 구이로 각각 다른 맛과 식감을 낸다. 선택할 수 있는 조리법이 다양하다는 점도 무안 낙지를 즐기는 재미다.
수산물 지리적표시 제1호 벌교 꼬막
벌교 꼬막은 수산물 지리적표시 제1호다. 큼지막한 크기와 도톰한 속살, 쫄깃한 식감으로 잘 알려진 겨울 별미이며, 11월부터 살이 통통하게 차오르기 시작한다.
살짝 데친 꼬막은 촉촉한 식감과 육즙을 느낄 수 있다. 알맹이만 꺼내 양념에 버무린 꼬막무침은 밥과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벌교 꼬막은 씨알이 굵고 속살이 도톰해 씹는 즐거움이 뚜렷하다.
꼬막무침은 삼겹살을 비롯한 구운 고기와도 곁들일 수 있다. 쌈 위에 고기와 꼬막무침을 함께 올리면 고기의 맛과 양념한 꼬막의 감칠맛을 한입에 즐길 수 있다.
11월 식탁에 오르는 남도 수산물
| 지역 | 수산물 | 특징 | 대표 조리법 |
|---|---|---|---|
| 고흥 | 삼치 | 연한 살과 비교적 적은 비린 맛 | 회, 구이, 조림 |
| 목포 | 먹갈치 | 단단한 씨알과 감칠맛, 단맛 | 구이, 찜 |
| 무안 | 낙지 | 긴 발과 부드러운 살 | 산낙지, 연포탕, 호롱구이 |
| 벌교 | 꼬막 | 도톰한 속살과 쫄깃한 식감 | 데친 꼬막, 꼬막무침 |
11월의 전남 지역 수산물은 각기 다른 식감과 조리법을 지녔다. 고흥 삼치는 회부터 구이와 조림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고, 목포 먹갈치는 합리적인 가격과 탄탄한 맛이 돋보인다. 무안 낙지는 산낙지와 연포탕, 호롱구이로 다채롭게 변주되며, 벌교 꼬막은 도톰하고 쫄깃한 겨울 별미의 시작을 알린다.
찬 바람이 불수록 살과 맛이 차오르는 남도의 수산물은 11월 식탁에서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