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석탑과 가을 코스모스, 강진 월남사지 산책

전남 강진 월남사지, 가을과 역사가 만나는 곳
깊어가는 가을,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일대에 자리한 월남사지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문화유산으로서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힐링 산책길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월남사라는 옛 절터에 위치한 이곳은 전라남도 기념물 제12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요한 자연과 함께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소입니다.
발굴과 복원의 역사
월남사지는 1994년 목포대학교의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11년부터 2025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발굴과 정비가 진행 중입니다. 초기에는 고려 시대 진각국사 혜심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백제 시대의 기와가 출토되면서 그 기원이 훨씬 이전임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전남 지역에서 백제 사찰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유일한 사례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대표 문화재,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이곳의 대표적인 보물은 보물 제298호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입니다. 2017년 해체 및 보수 과정에서 청동병과 풍탁의 흔적이 발견되었고, 2022년 완벽하게 복원되어 천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우리 곁에 서 있습니다. 석탑 주변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건물지인 ‘서탑지’도 확인할 수 있는데, 석탑은 사라졌지만 층층이 다져진 기초가 당시의 건축 구조를 짐작하게 합니다.
사찰의 생활 흔적과 건물지
월남사지에는 안내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회랑지와 집수지 등 사찰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회랑지는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형 구조이며, 집수지는 빗물을 저장하던 정사각형 수조로 당시 사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총 5개의 건물지가 확인되었으며, 그중 1번 건물지는 강당지로 추정됩니다. 불에 탄 목재 흔적이 발견되어 과거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보입니다.
독특한 석축 구조와 복원된 초석
‘방장지 석축 유구’도 눈여겨볼 만한 유적으로, 큰 자연석을 아래에 두고 작은 돌로 윗단을 마감한 독특한 구조를 자랑합니다. 발굴 후 복토된 부지에는 초석이 놓여 건물의 형태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습니다.
고려 후기 미술의 정수, 진각국사비
또 하나의 보물인 보물 제313호 강진 월남사지 진각국사비는 진각국사 혜심(1178~1234)을 기리기 위해 고려 고종 37년(1250년)에 세워졌습니다. 거북 받침돌이 역동적으로 조각되어 고려 후기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가을의 사색과 역사 여행
가을빛 코스모스가 만발한 월남사지에서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를 마주하며,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전남의 문화유산이 선사하는 특별한 가을 여행지로서 월남사지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찾아오시는 길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860에 위치한 월남사지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산책길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